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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는 이야기

2달 만의 외출, 걸어서 이불 밖으로...

by 동네백수형 2018. 7. 14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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기상

 

08 : 38 

 

 

기상...

 

 

따가운 아침 햇살이 저의 단잠을 방해 했습니다...

 

정돈이 안되는 머리카락과 홀 애비 냄새도 한 몫 거들었구요.

 

오늘은 오래전부터 벼르고 벼루었던 외출을 하려고 큰 맘을 먹은 날이기도 합니다.

 

여행의 목적은 머리를 짜르러...

 

거진 2달 만에 집 밖으로 나가는 겁니다...

 

왜냐면... 전....

 

친구도 없고... 술도 담배도 하지 않기 때문이죠...

 

백수가 된 뒤로 그냥 집 밖으로 나가는게 두려워졌습니다.

 

 

명실

 

 

 09 : 45 

 

 

방에서 닝기적 거리다

 

동네 미용실 도착

 

답이 없는 인생..

 

누군가 나를 비웃으면 어떠하리.

 

두 번 만날 사이도 아닌것을...

 

미용실 누나가 저를 보더니 화들짝 놀란 기색이 역력했습니다.

 

 

" 안더우세요?? ;; 바지가... "

 

 

" 옷이 없습니다. "

 

 

" 네 . . . "

 

 

 

 

 

 

저의 행동거지와 겉 모습에서 풍기는 아우라를 보시곤,

 

미용실 누나는 더 이상 말을걸지 않으셨습니다.

 

순간, 어릴쩍 지나가던 노숙자를 보곤 겁을내던 유년시절의 '나'가 떠올랐습니다.

 

 

또걸어

 

10 : 34 

 

 

목적을 달성하고 나서...

 

수 십년 째 변화라곤 단 1도 없는 냄새나는 이 거리를 지나,

 

태어나서 처음으로 발견하게 되는 곳이 있습니다.

 

사실, 최초의 기억으로 거슬러 올라가도 이곳에 있었지만

 

간판을 제대로 본적은 없었거든요...

 

 

한남충재기해

 

 

한남충들 앙 기무띄~

 

 

노잼..

 

ㅈㅅ..

 

무작정 걷기에 목적이 어딨습니까?

 

그냥 걷는거지.

 

그러다가

 

눈에 띄는곳을 발견 합니다.

 

 

 

추챠금지

 

 

1등을 배출한 전력이 있는 동네에서 제일 잘나가는 복권집...

 

 

노또

 

 

 

파ㅋ워ㅋ 구매.

 

로또 2장에 내 영혼을 걸었다.

 

 

 

 

 

 

걷기

 

 

 

또 다시 발걸음을 옮깁니다...

 

 

오락실

 

 

11 : 02

 

 

이번에 도착한 곳은 동네에 단 하나밖에 없는,

 

가장 최신기기가 철권6인 오락실 되겠습니다.

 

손님이 아무도 없군요.

 

이 100평 남짓한 공간이

 

나만을 위한 놀이터가 되는 순간.

 

 

백두산

 

 

한국 사람이라면 제발 백두산 합시다!

 

큰 발 작은 발 버튼만 연신 누르다 스테이지4 에서 패배를 기록하고,

 

오락실을 빠져 나왔습니다.

 

 

쿠우

 

 

11 : 37

 

 

너무나도 배가 고파서,

 

근처 뷔페집을 둘러봤습니다.

 

주말 20,800원...

 

흡...

 

넘모 비쌌지만

 

2달 만의 외출 이기에 큰 맘 먹고 들어갔습니다.

 

아마도 내일부턴 삼시세끼 라면만 먹어야 할지도 모릅니다.

 

 

식사

 

 


 

 

주말이라 남들은 커플, 가족 단위로 온 반면

 

유일하게 저 혼자만이 쓸쓸하게 혼 밥을 하고 있었습니다.

 

저야 이런 것엔 익숙해서 별 탈 없지만,

 

못하시는 분들은 꺼려 하시더라구요...

 

너무 허겁지겁 먹느라 처음엔 사진을 못찍었습니다.

 

마지막 접시를 비우려던 찰나, 생각나서 찍게된 것이죠.

 

 

 

횡단보도

 

12 : 16

 

 

타임어택 같은 식사를 끝내고,

 

귀가를 서두릅니다.

 

 

와우

 

 

왜냐면...

 

현실과는 다르게,

 

아제로스의 호드연합은 저를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.

 

 

쥬륵...

 

 

 

 

멀쩡했던 나

 

마무리는

멀쩡했던 시절의 나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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